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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국채만 사도 4~5%대 이자가 붙는 시대에 이자 한 푼 안 나오는 금을 사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이 평균 29%인데 한국은 고작 3.3%라는 수치를 보는 순간, "나라도 채워놔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고금리 환경에서 금의 매력이 왜 오히려 올라가는지, 그리고 부동산 리파이낸싱 리스크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제가 직접 따져본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고금리에도 금값이 오르는 이유
일반적으로 실질 수익률이 플러스(+) 일 때는 금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실질 수익률이란 명목 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뺀 수치로, 쉽게 말해 "국채를 들고 있으면 물가를 이기고도 남는 수익이 얼마나 되느냐"를 뜻합니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으니, 국채가 실질 수익을 낸다면 굳이 금을 살 이유가 없다는 논리죠.
그런데 제가 직접 최근 금 시세 흐름을 추적해 봤더니, 예상과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습니다. 실질 수익률이 플러스인 지금 이 순간에도 금값은 달러 대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문제가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핵심은 달러 패권의 신뢰도, 즉 외환보유고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6월, 유럽중앙은행은 금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준비자산 지위를 차지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출처: 유럽중앙은행(ECB)). 세계금협회가 76명의 외환보유고 관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9%가 향후 12개월 내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이라 답했고, 74%는 5년 안에 달러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출처: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숫자 하나하나가 달러 중심 체제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ECB 공식 발표: 금이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준비자산 등극(1996년 이후 최초)
- 외환보유고 관리자 89%: 향후 12개월 내 중앙은행 금 보유량 증가 예상
- 외환보유고 관리자 74%: 향후 5년 내 달러 비중 감소 전망
- 글로벌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 29% vs 한국 3.3% — 10배 가까운 격차
부동산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봐야 하는 이유
부동산 투자를 생각할 때 저는 예전엔 입지와 시세 흐름만 봤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만, 고금리 시대엔 리파이낸싱구조까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리파이낸싱이란 기존 대출이 만기가 됐을 때 새로운 조건으로 다시 대출을 받아 갚는 것, 쉽게 말해 빚을 갱신하는 과정입니다.
저금리 시절엔 이게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낮은 금리로 갱신하면 그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2019년에 낮은 금리와 높은 감정평가액을 근거로 대출을 받은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가 지금 리파이낸싱을 시도하면, 금리는 훨씬 높아졌고 감정가는 낮아진 경우가 많아 훨씬 더 많은 자기 자본을 채워 넣어야 하는 이른바 '리파이낸싱 장벽'에 부딪힙니다.
이 장벽이 만드는 역설적 기회가 있습니다. 소유주가 펀더멘털(기업·자산의 실질적 내재 가치를 나타내는 기초 지표)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자금 조달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 레버리지 없이 현금을 넉넉히 쥔 구매자에게는 꽤 좋은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강제 매물은 시장이 공포에 빠져 있을 때 가장 많이 나옵니다.
다만 지역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이미 과도하게 오른 시장은 금리 인상에 완충 여력이 거의 없고, 반대로 실질 고용 성장이 뒷받침되는 시장은 금리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싸다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 지역 경제의 체력을 먼저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업 투자 시 잉여현금흐름(FCF)을 봐야 하는 이유
주식 투자를 할 때 일반적으로 PER이나 매출 성장률을 먼저 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고금리 환경에서는 잉여현금흐름(FCF)을 훨씬 더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FCF(Free Cash Flow)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번 돈에서 설비 투자 등 필수 지출을 뺀 뒤 실제로 손에 남는 현금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빚을 갚고 주주에게 돌려줄 수 있는 진짜 현금입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부채가 많아도 롤오버, 즉 만기가 된 빚을 새 빚으로 연장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롤오버 비용 자체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 기존 저금리 대출을 현재 금리로 갱신해야 하는 순간, 이자 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기업 분석을 할 때 이제는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첫째는 이자보상배율, 즉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몇 배인지입니다.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구조입니다. 둘째는 부채 만기 일정입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규모 만기가 몰려 있다면 리파이낸싱 압박이 직격으로 옵니다. 셋째는 FCF 창출 속도입니다. 빚을 갚을 현금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기업 생존력의 핵심입니다.
인적자본이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그건 그냥 위로의 말 아닌가?"라고 흘려들었습니다. 젊은 투자자에게 금융 자산 운용보다 기술과 역량에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조언은, 자칫 "너는 투자할 돈이 없으니까 공부나 해"처럼 들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맥락이 달랐습니다. 인적자본이란 교육, 경험, 기술 습득을 통해 개인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 능력의 총합을 뜻합니다. 다른 자산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본인의 노력으로 직접 키울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는 겁니다. 주가나 금값은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지만, 제 역량은 제가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서 실제로 커집니다.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는 지금, 경쟁력의 반감기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3~4년 전에 업계에서 귀하게 쓰이던 기술이 지금은 기본 소양이 된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사회생활 초반 20년이야말로 금융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 이 인적자본을 집중적으로 쌓아야 하는 시기라는 주장이 제게는 이제 빈말로 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이 말이 금전적 투자를 무시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순현금 흐름이 흑자라면 저축하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투자 기간이 길수록 변동성을 감내하며 꾸준히 투입하는 기본 원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이 모든 금융 투자의 연료가 결국 본인의 소득, 즉 인적자본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금리인데 금 투자를 지금 해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금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달러 패권에 대한 불신이라는 별도의 상승 동력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ECB 발표와 세계금협회 설문 결과를 보면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기조는 단기 금리 수준에 관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자 기회비용이 존재하는 만큼 자산의 5~10% 수준에서 분산 보유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 한국에서 금 투자할 때 환율 리스크는 어떻게 되나요?
A. 국제 금 시세는 달러로 책정되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는 금값 변동과 환율 변동을 동시에 맞습니다. 국제 금값이 횡보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국내 금 펀드나 골드뱅킹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이중 리스크를 무시하고 금값만 보다가 손실이 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Q. 리파이낸싱 장벽이 생기면 부동산 시장 전체가 무너지나요?
A. 리파이낸싱 장벽은 부동산 전체의 붕괴가 아니라 특정 조건의 소유주에게 집중된 문제입니다. 저금리 시절 고평가 감정액으로 대출을 최대한 활용한 상업용 부동산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반대로 현금 여력이 있는 구매자에게는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자금 압박으로 나오는 매물을 좋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Q. FCF(잉여현금흐름)가 낮은 기업은 무조건 피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고금리 환경에서는 FCF가 낮거나 마이너스인 기업의 부채 만기 일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부채 만기가 멀고 성장 궤도가 명확하다면 감내할 수 있지만, 단기 만기가 몰려 있는데 FCF도 부족하다면 리파이낸싱 비용 급증으로 주주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결론
이 인터뷰를 읽고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고금리 뉴노멀 시대에 "이자가 없으니 금은 불리하다"는 공식은 더 이상 단순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달러 패권에 대한 구조적 불신이 쌓이는 한, 금은 이자 기회비용을 상쇄하는 별도의 동력을 갖습니다. 한국인으로서 국가 외환보유액의 금 비중(3.3%)이 글로벌 평균(29%)의 9분의 1에 불과한 현실을 생각하면, 포트폴리오에 금 비중을 5~10% 정도 채워두는 것은 투기가 아니라 방어에 가깝다는 확신이 섭니다.
동시에 기업 투자 시엔 FCF와 부채 만기를 먼저 확인하고, 부동산은 리파이낸싱 장벽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투자의 토대가 되는 것은 결국 본인의 소득 능력, 즉 인적자본입니다. 제 경험상 투자 공부보다 커리어 역량 강화가 장기적으로 더 큰 복리 효과를 냈습니다.
참고: https://biz.chosun.com/about-investing/2026/09/26/WEQ5CU4XMZGJZH6MPGUJCWKCNQ/